2025. 1. 27. 09:08ㆍ책속진주(교육,시대경영)
이 책은 인스타를 둘러보다 '책식주의' 추천으로 킵해두었던 도서다. 저자인 김붕년교수는 서울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로 영향력 있는 국내 최고의 발달뇌과학자다.
이 책을 읽으며 필자 또한 느린 발달의 많은 아이들을 돕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공부해왔었던 영양과 운동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속 시원하게 말해주고 있어 통쾌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성장발달연구소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모든 엄마아빠들께도 꼭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1장. 육아에 뇌과학이 필요한 이유
신경가소성이란, 아이의 마음과 지능을 구성하는 신경이 외부 자극에 의해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아이의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뇌는 출생 후 고정된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성장 과정 중에 새로운 뉴런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부 학자들이 동물 실험을 통해 출생 후에도 뉴런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했고 약물, 특히 항우울제에 의해 해마, 편도체 및 내측두엽의 뉴런이 재생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10)
어린 시절 언어중추에 손상을 받을 경우, 뇌의 반대쪽 부위가 언어 기능을 대신해 주는 ‘뇌 신경망의 재조직화’가 일어난다. 이는 인간의 뇌는 고정 정된 하드웨어가 아니라, 환경 변화에 따라서 신경망의 연결 위치를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성인기에 언어중추에 손상을 입게 되면, 언어를 영구적으로 잃어버린다. 이 사실은 아동기의 신경가소성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11)
신경가소성에 관여하는 물질이 바로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다. BDNF가 활발하게 작용하지 못하면, 신경망의 새로운 형성은 일어나지 않는다.(11)
신경망이 유지되거나 사라진다는 것은 뇌신경 사이의 무수히 많은 연결에 어떤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람이 주로 어떤 활동에 종사하고 어떤 취미활동을 하며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느냐가, 어떤 신경망을 유지시키고 어떤 신경망을 도태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11)
아이들의 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BDNF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 물질은 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만들어지지만, 해마, 측두엽, 전두엽 등 ‘배움’과 직결된 영역에서 가장 활성화된다.(13)
부모는 자녀에게 유전자라는 틀을 물려주지만 결국 이 유전자의 틀이 어떻게 발현될지는 자녀가 살아가는 환경이 어떠냐에 달려 있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동물과 인간의 차이이기도 하다.(14)
가장 미성숙한 존재로 태어나 가장 고등한 동물로 성장하는 적응 능력의 비밀 속에는 환경 자극에 따른 유전자의 발현 조절 능력, BDNF의 역할, 그리고 신경가소성이 모두 관여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통해 인간은 모든 환경 자극을 뇌에 담아 가장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15)
냉정히 얘기하자면, 인간은 태어나서 영아기-유년기-학령기 그리고 청소년기 동안,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뇌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15)
뇌과학적으로 보면 행복은 절정감(흥분 상태)이나 성취감과는 다른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 즉 일상의 반복을 통해서 얻어진다. 신경전달물질로서 표현한다면, 행복은 흥분을 주관하는 도파민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세로토닌에 의해서 조절되는 것이다.(17)
‘싱귤레이트cingulate’는 라틴어로 ‘허리띠’를 의미한다. 이 부위는 실제로 허리띠 모양을 하고 있으며 뇌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허리띠 모양을 한자로 쓴 것이 대상회帶狀回다. 이 허리띠 모양의 뇌 부위 중 특히 앞부분이 행복의 열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많은 정신적 장애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 잘 다루고 발달시키면 행복의 열쇠가 되지만, 기능이 나빠지거나 손상을 받으면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18)
대상회가 아이의 행복과 관련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감정의 뇌’와 ‘이성의 뇌’가 대상회에서 교차하기 때문이다.(18)
대상회는 이 어려운 과제를 떠맡고 있는 부위다. 전두엽을 도와 실행 기능 executive function을 담당하며, 생각의 고위 중추 역할을 한다. 이와 동시에 감정 뇌의 일부로서 감정 처리와 형성에 관여한다. 즉 대상회는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조절하고 있다. 대상회의 이러한 기능을 ‘조현 기능 coordination function’이라고 한다.(19)
행복의 중요한 요소에는 반드시 ‘평상심’ 또는 ‘일상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감정과 이성이 정확하게 균형을 이룬 중용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뇌를 행복한 뇌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정의 기능을 동시에 주관하는 대상회가 잘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20)
도파민 분포 영역은 크게 세 곳이며 각각의 영역에 따라 그 기능 또한 달라진다. 그중에서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 신경망은 중뇌-변연계 및 중뇌-피질계Mesolimbic-Mesocortical system 신경망이다.(21)
도파민 분포 영역은 크게 세 곳이며 각각의 영역에 따라 그 기능 또한 달라진다. 그중에서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 신경망은 중뇌-변연계 및 중뇌-피질계Mesolimbic-Mesocortical system 신경망이다. 도파민 분비가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는 특정 과제에 몰입할 때다. 특히 전두엽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과제에 몰입할 때 도파민이 크게 활성화된다. 도파민은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며,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도록 돕는 호르몬이기도 하다.(21)
ADHD는 도파민 신경망의 결함과 관련이 있다. ADHD 증상을 앓는 아이의 경우 도파민 신경망 발달이 1~2년 정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23)
ADHD에 대한 연구에서도 임신기 동안의 심각한 부부갈등과 이혼이 ADHD 발병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24)
우리 뇌에서는 비교를 통한 성취감이 아니라 절대적인 성취감을 느끼게 도와주는 물질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세로토닌이다.(26)
세로토닌 신경망은 도파민 신경망에 비해서 훨씬 더 넓은 뇌 영역에 걸쳐 분포한다. 세로토닌 신경망이 뇌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이유는 뇌의 특정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보다는 뇌의 전반적인 조절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로토닌은 한 사람의 기분과 세상을 보는 눈을 좌우하고 만족과 불만족이라는 정서를 조절한다. 또 세로토닌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 작용의 균형을 맞추는 ‘조절 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수면주기 조절에 있어 세로토닌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이 물질이 멜라토닌이라는 수면유도물질의 전구체前驅盤이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이 없으면 멜라토닌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멜라토닌은 햇빛의 양이 감소됨에 따라 분비되는 수면유도물질로 수면 리듬을 유지한다.(27)
세로토닌 신경망은 다른 신경전달물질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이하게 세로토닌은 음식물 섭취를 통한 영향도 크다.(29)
세로토닌 신경망은 다른 신경전달물질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이하게 세로토닌은 음식물 섭취를 통한 영향도 크다. 도파민이나 아드레날린 등은 이미 뇌 안에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음식물을 통한 외적인 공급에 의해서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다.(29)
음식을 통해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의 양을 증가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음식물을 통한 외적인 공급에 의해서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다.(29)
세로토닌이 풍부한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필수아미노산 중 트립토판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트립토판은 호두, 들깨, 검은 참깨, 현미, 감자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또한 청국장과 치즈 같은 발효식품, 우유와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및 바나나 등에도 풍부하므로 이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29)
교감신경계는 전신에 분포해 있는 자율신경계로, 혈관과 내장 및 심장 등에 작용한다.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아드레날린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뇌와 전신을 ‘위기 대응’ 상태로 전환시킨다. 아이의 뇌에서 아드레날린 신경망은 ‘각성, 주의력, 활력’을 담당한다. 도파민과 매우 유사한 기능이다.(32)
뇌의 아드레날린 신경망에 문제가 생기면 ADHD와 우울증이 발생하기 쉽다.(33)
자율신경계는 두 종류의 상반된 작용을 하는 신경계로 구성되어 균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마치 시소의 움직임과 같아 한쪽이 활성화되면 다른 한쪽은 비활성화된다.(33)
부교감신경계는 ‘휴식 및 소화 시스템rest and digest system’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이 잘 흐를 수 있게 혈관을 느슨하게 하여 혈압을 낮추고 심장 박동수를 낮게 유지하며, 근육 대신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늘려 소화를 촉진시킨다.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혈관이 느슨해지므로 피부도 따뜻하게 유지되고 혈당도 낮아진다. 면역기능도 활성화되어 병원균에 감염되는 일도 줄어든다.(33)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혈관이 축소되어 혈압이 높아지고 따뜻하던 피부도 차가워진다. 소화기관으로 가야 할 혈액의 상당 부분이 근육으로 공급되므로, 위와 장의 기능이 약해져서 소화불량에 걸린다. 인체의 면역기능도 떨어져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감정도 함께 격해지고,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타인을 돌보는 마음은 점차 사라진다. 투쟁심과 분노, 경쟁심이 격렬해져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33)
아이들에게 일상처럼 되어버린 스트레스 반응을 어떻게 해소시켜 주어야 할까?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계와 반대로 작용하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면 된다.(35)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3대 영양소인 단백질, 지방, 당분이 모두 필요하다. 뇌의 주요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포도당이라는 휘발유가 뇌에 공급될 때 비로소 생각할 힘이 생기고, 이것이 가득 채워졌을 때 집중력이 향상되며 공부와 운동이 잘 된다. 특히 아침 시간에 제공되는 포도당은 하루 동안 뇌의 기능을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포도당은 설탕이나 과일 같은 단 음식뿐만 아니라 쌀과 빵, 면류나 고구마 등의 탄수화물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43)
실제로 아침을 매일 잘 챙겨 먹는 아이와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아이의 학력을 비교해 보면, 아침을 거르는 아이의 성취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 한 초등학교가 9~11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주의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이를 위해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은 날과 먹지 못한 날의 오답 수 증감을 시간대별로 조사했다. 그 결과 아침 식사를 거른 날은 주의력이 감퇴되어 오답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44)
아침 식사는 하루 동안의 음식물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비만을 예방하며 나아가 대사증후군(내장비만 증후군)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도 확인되었다.(45)
생체 리듬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흔하게 발견되는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증, ADHD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는 대개 생체 리듬의 파괴와 연관되어 있다. 이런 정신 질환이 치료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생체 리듬이 정상화되는 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생체 리듬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한 방증이다.(45)
인간의 체온은 하루 단위로 리듬을 그리며 변한다. 특히 밤새 낮아졌던 체온이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얼마나 높아지느냐가 하루의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46)
포도당 섭취가 뇌의 영양공급원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온이 증가하면서 뇌가 더욱 활성화되는 데에도 부가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체온의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단백질이다. 일반적으로 섭취한 단백질의 약 15퍼센트 정도가 체온 유지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포도당의 역할은 미미하다. 그러므로 아침 식단을 보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단백질의 열 효과를 고려한다면 아침 식사에는 밥이나 빵과 같은 포도당을 생산하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달걀이나 고기, 생선, 콩류와 같은 단백질이 함유된 반찬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46)
최근에 뇌 발달에 중요한 요소인 신경성장인자의 활성 증가와 신체 운동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운동은 신경세포를 더 많이 만들뿐더러 신경망을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47)
2장. 세상을 향한 관점을 넓히는 생각
지능 행복에 대한 오해 한 가지는 스트레스가 없어야 행복해진다는 믿음이다. 이런 믿음은 행복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나태하고 게으른 상태에서 얻어질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생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의 행복은 생산적 활동의 과정에서 얻어진다.(52)
창의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긴장을 푼 상태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때 가능하므로, 무엇보다도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아이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어떤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자꾸 끼어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을 때, 아니면 그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아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는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 “무슨 생각을 하니?”, “뭘 그리니?”,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떠니?” 하고 간섭을 하면, 아이의 생각의 흐름이 끊어지고 만다. 그러니 아이가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는 조금만 참고, 그저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그 시간이 끝났을 때 아이에게 물어봐도 결코 늦지 않다.(60)
사실 새로운 지식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방대한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미 있었던 것을 재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옛것을 많이 아는 것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된다.(61)
주의집중력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필요한 자극에만 집중하고 불필요한 자극은 걸러내는 능력(필터링 능력), 주의집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지속주의력),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지는 자극에 적절하게 주의를 배분할 수 있는 능력(분할주의력), 주어진 자극을 정보로 전환하여 필요한 정신 활동을 위해 단기간 동안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작업기억 능력)등이 있다.(61)
주의력의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전전두엽의 기능은 발달과정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곳이다. 전전두엽은 7세를 전후로 급성장하고, 12~13세를 전후로 대대적인 신경망의 가지치기를 통해 아주 효율적인 구조와 기능으로 변화한다. 아이들의 주의집중력이 급성장하는 시기도 바로 7~8세와 12~13세다.(63)
주의집중력의 유형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정보 유지력, 정보 파악력(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능력), 새로운 자극을 찾는 성향, 위험한 자극을 피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앞의 두 가지는 인지적 특성이고 뒤의 두 가지는 정서적 특성이다. 이와 같이 주의집중력은 인지와 정서적 특성 두 가지 영향을 모두 받는다.(64)
뇌과학 또는 인지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들이 ‘지금 여기’에 쉽게 몰두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발달하지 못한 ‘시간과 공간 개념’ 때문일 수 있다.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지적 개념이 부족하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도, 과거에 대한 회한도 별로 없는 것이다.(68)
생의 유한함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되면 ‘지금 여기’에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 동기가 더욱 분명해진다. 죽음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 현재의 삶을 바르게 살아가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68)
정보통신과 게임 산업의 발달로 인해 혼돈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복식호흡과 명상을 통해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마음 상태로 바꿀 수 있다.(72)
최근에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상상력이라는 아이의 내적 자원을 통해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78)
시각을 청각으로 연결하고, 청각을 시각으로 연결하는 등 두 개 이상의 감각을 사용하는 것을 ‘공감각’이라고 한다. 공감각 놀이를 통해 감각들을 서로 교감하고 연상할 수 있게 하면 상상력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80)
우리 아이들에게 이미 세상에 가득한 지식을 가르치기보다 세상에 없는 ‘상상’을 펼치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도록 격려하고, 아이의 엉뚱함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는 태도. 이것이 바로 아이를 존중하고 온전히 키워내는 핵심이다.(81)
책의 세계로 아이가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좀 심심해야 한다. 아이가 심심한 가운데 뒤적여본 책에서 놀라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86)
악기 연주는 시공간능력과 운동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우리 뇌의 뒤쪽 부위를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장기간의 훈련은 신경가소성을 통해 뇌의 구조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되었다.(86)
3장. 따뜻한 눈으로 타인을 보게 하는 정서 지능
행복한 아이가 보여주는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어울림의 능력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아이의 뇌 속에는 ‘어울림’의 능력이 발휘되는 부위가 존재한다. 만 네 살 경이 되면 또래들과 어울려 지내려고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아이의 뇌 속에서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다.(89)
아이들이 혼자 외롭게 고립되어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 것은 뇌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울신경 mirror neuron의 작용 때문이다.(89)
인간의 뇌에서 거울신경세포는 전두엽의 운동조절 중추에서 먼저 확인되었고, 그 후 두정엽이라는 뇌 뒤쪽 부위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 부위들 간에 협응協應(서로 도와 반응함)적 관계가 있다는 것과 다른 동물과 비교하여 인간의 거울신경세포가 가장 정교하게 발달하였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90)
무엇보다도 어울림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거울신경세포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다른 사람의 의도intention, 동기 motivation, 감정 emotion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작용은 거울신경세포와 연관된 것이다.(91)
행복은 관계를 통해서 싹튼다. 인간의 뇌는 진화해 오면서 대인관계 기능에 대한 부위 또한 놀랄 만큼 발달되어 왔다. 그중 하나가 공감 능력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공감을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공감은 의미 있는 관계의 기초가 된다.(92)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달리 진정한 사회적 존재로 기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공감회로다. 이 공감회로를 구성하는 것은 세 가지 종류의 신경회로다.(94)
첫째, 행동을 모방하는 회로다. 둘째, 감정에 반응하는 회로다. 셋째,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회로다.
공감회로는 대개 만 3~4세에 발달하기 시작해서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의 전도성이 모두 갖춰질 때까지, 즉 뇌의 수초 형성myelination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완성되는 시기는 놀랍게도 20대 초반이다. 따라서 20대 초반까지는 누구나 공감 능력을 개발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95)
태어난 지 3~6개월밖에 안 된 아기들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선한 상호작용을 하는 인물을 선호했다. 또한 부모의 양육이 개입할 시간적 여지가 매우 적은 영아들, 심지어 태어난 지 3개월 이하인 아기들에게서도 동일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선한 상호작용에 대한 선호, 이것이 바로 인간의 도덕적 판단과 행동의 기초가 된다고 할 수 있다.(101)
선한 행동과 관련된 뇌 회로는 ‘애착회로’이다. 애착회로의 작용으로 선한 행동과 친절한 행동은 이후 배우자를 사랑하고 자식을 돌보며, 양육하고 사랑해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토대가 된다. 따라서 인간으로 태어나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과 관련된 회로가 바로 애착회로라고 할 수 있다. 이 회로와 관련되는 물질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같은 신경조절물질들이다.(101)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이코패스는 전전두엽 손상과 연관이 있다. 전전두엽이 파괴되거나 발달 장애가 생긴 경우, 도덕적 판단력에 손상이 오기 쉽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103)
타인에 대한 동정심과 사랑을 갖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는 뇌에 기능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도덕적 행동과 반도덕적 행동 모두 단순히 문화적, 교육적 영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103)
우울증이 여자아이들에게서 주로 많이 생기는 문제라면(물론 남자아이들에게도 우울증이 생기지만, 발병 비율을 따지자면 여자아이들이 높다), 게임 중독은 남자아이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문제다.(105)
흥분 뒤에 차분한 마음이 찾아올 때 집중도 더 잘된다는 놀라운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침 등교 직후, 원장선생님 이하 교사들과 유치원생들이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는 방에서 약 10분간 힘껏 뛰어놀고, 소리치고, 맘껏 흥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이런 흥분 시간이 끝난 뒤, 아이들은 교사의 지시에 더 잘 따르고 차분해지며 집중을 잘한다고 한다.(109)
문제는 아이들의 우울증이 정확한 진단을 받기가 어렵다는 데에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부모들이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의 우울증은 어른들의 우울증과는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에 성인만을 상담하거나 치료해 온 정신의학 전문가들조차 소아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가 수월하지 않다.(112)
사랑의 능력은 어린 시절의 신체 접촉 경험(만지는 것, 간지럼 태우기, 체취 맡기 등)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한다.(118)
우리를 포함한 동양권 부모들은 서양의 부모들보다 자녀와의 신체 접촉을 어색해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어릴 때는 잘하다가도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고 나면 힘들어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도 부드러운 접촉은 꼭 필요하다. 동성의 부모만이 아니라 이성의 부모도 마찬가지로 신체적 접촉을 해줘야 한다.(119)
부모의 스킨십과 뽀뽀, 그리고 서로 눈빛을 맞추며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변연계 발달에 필요한 기쁨과 사랑, 신뢰, 안정감을 준다. 변연계가 안정되고 발달하면 청소년기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울증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건강한 정서와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사춘기 아이들에게 부드러운 신체적 접촉은 반드시 필요하다.(119)
부모와의 스킨십 외에 자연 속에서 흙을 묻히며 놀게 하는 것 역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흙 속에 살고 있는 마이코박테리움 박카이Mycobacterium Vaccae 때문이다. 박카이 미생물은 신경전달물질 생성 효과를 가진 물질로, 동물 실험 결과 이 미생물을 투여한 동물에서 세로토닌 신경전달물질이 수배 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20)
4장. 마음먹은 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실행 지능
과도한 경쟁의 희생물이 된 사람들은 신체적 건강도 매우 위협을 받는다. 이런 사람들은 심장 질환, 특히 관상동맥 질환에 많이 걸리고 뇌혈관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서 급사의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혈압과 당뇨로 인한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과다하게 흥분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경쟁을 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활력을 주는 정도에서 경쟁을 즐기며 그것으로 만족한다. 실패했다고 절망하거나 승리했다고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패자를 위로하고 자기편으로 만들기까지 한다.(134)
앞으로는 더 강력한 네트워크의 시대가 올 것이다. 아무리 개인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고 뛰어나다 해도 인적 네트워크가 없으면 그 아이디어나 꿈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하지 않고서는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따라서 협동심을 교육의 필수 요소로 삼지 않으면 행복은 차치하고 생존조차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 자녀를 최고의 실력을 갖출 뿐만 아니라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경쟁심과 함께 협동심의 미덕을 가르쳐야 한다.(135)
전전두엽은 앞이마의 안에 위치하고 있는 뇌의 부위로, 자기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핵심 부위다. 그러므로 전전두엽에 손상이 생기거나 발달 이상이 생기면 자기 조절력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다.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ADHD, 태아알코올 증후군, 충동 조절 장애 등이 있다. 이 질환들은 공통적으로 전전두엽의 발달에 지연이 있으며, 자기 조절력이 같은 나이 또래에 비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38)
자기 조절이 어려운 것은 원하는 것을 참아야 하거나 힘든 일을 참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적 동기가 의미가 있다고 느끼면 아이들은 힘들고 괴로워도 그 일을 자발적으로 한다. 내적 동기는 자기 조절에 있어서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에게 만족 지연 능력을 길러주려면 내적 동기를 갖게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140)
사실, 꿈을 이룰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꿈을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자기 한계를 초월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144)
개인이 가진 낙관주의와 비관주의가 이런 해석의 큰 틀을 결정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경을 헤아려봐도 마찬가지다. 내게 벌어진 별로 좋지 않은 사건, 또는 실수로 초래한 어떤 결과를 ‘해결 가능’하다고 보는가, 아니면 ‘해결 불가능’하다고 보는가에 따라서 자살 위험성은 크게 달라진다.(146)
우리 아이들이 주축이 될 미래에는 특정 직업을 갖는 것보다는 그 일에 임하는 자세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실제로 동종의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도 살아가는 모습은 천양지차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미래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일반화된 전문가 general specialist’가 주축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구체적인 직업을 꿈으로 갖도록 하는 것은 지양하자.(148)
인간은 선택과 책임을 통해 성장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책임지고 해나갈 때, 그것이 고통스러운 과정이든 달콤한 것이든 삶의 건강한 자양분이 된다. 따라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어떤 것을 선택해도 책임감을 느끼고 끝까지 그 일을 완수할 수 있게 도와주자.(154)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고 떠오르는 여러 생각과 감정들은 놀랍게도 부모 자신의 경험, 특히 자신의 어린 시절이 반영된 것이 많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기억이 자기도 모르게 남아 있다가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튀어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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